아래의 글은 2013년 제8회 천문노트 정기관측회에서 소개한 '2013년 천문현상'의 문서 버전입니다. 발표 내용과 비슷해서 들으신 분들은 그냥 복습을 하시게 될거구요. ㅎㅎ



2013년에도 푸짐한 볼거리들이 우주에 펼쳐진다. 특히나 다른해와 달리 이번에는 아주아주 멋지고 희귀한 현상들이 일어나는 대박의 해이기도 하다. 이런 이들이 하필 또 연말에 있어서 2014년이 더욱 초라해질 것 같은 느낌까지 든다. 어떤 현상들이 있는지 미리 알고 준비해두었다가 내 카메라 혹은 내 망막에 잘 담아두도록 하자. 관심있는 가족, 연인, 친구들을 데리고 같이 본다면 더욱 멋진 추억이 될것이라 믿는다. 이제부터 2013년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살펴보도록 하자.


1. 달력



2013년 달력이다. 이 달력에서 우리가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크게 두가지다.

1. 공휴일

2. 별의 크기


공휴일을 살펴보면, (응??) 5월 17일 부처님오신날이 금요일이라는 점을 눈여겨보자. 부처님의 자비가 온 세상에 느껴지는 날이다. 6월 6일은 목요일이니 금요일에 잘 휴가를 쓰시면 좋겠고 10월 3일 역시 목요일이므로 미리 휴가를 준비해두자. 이번 추석은 수요일 ~ 금요일 + 토, 일 이렇게 5일이나 된다!!!! 앞뒤로 잘 휴가쓰시면 이거 유럽이라도 다녀올 기세다. 아무튼 공휴일도 나름 우리의 삶에 희망을 주는 것 같다.

하지만 별의 크기도 주목하자. 별들의 크기는 바로 '흥미' 를 나타낸다. 천문현상들이 있는 달에 별이 달려있다. 



2. 3월, 혜성의 방문

혜성이 3월에 우리 지구별을 방문한다. 이름은 바로 판스타스 혜성(PANSTARRS: C/2011 L4). 하와이의 마우나케아 산 망원경으로부터 발견되었다. 3월 초에 지구별에서 태양 근처로 다가가며 꼬리를 드리울 예정이다. 나름 밝기도 밝다. 혜성의 정확한 밝기는 지구 근처에 왔을때나 추정이 가능하다. 혜성의 핵을 이루는 물질들의 성분비에 따라 밝기가 달라지니 말이다. 대충 1~ -1등성 사이에서 빛난다고 한다. 가장 밝을 때가 태양에 가장 가까이 붙을 때라는건 자명한 사실이다. 가장 태양에 가까이 갈 때 약 0.3AU (1AU : 지구-태양 거리) 정도 되며 지구에서는 약 15도 각도로 떨어져 보인다고 한다. 이정도 밝기이면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달력에 별이 작은 이유는... 바로 우리나라에서 지평선 근처로 보이기 때문이다!!!!

진짜 안타깝다. 얼마만에 찾아온 혜성인가. 사실 남반구에서는 2011년 Lovejoy 혜성이 지나가면서 사람들에게 멋진 광경을 선물해주었다. 우리는 이렇게 혜성을 놓처야 하나? 12월에 엄청난 대박혜성이 지나가니까 걱정하지 마시라.


자세한 설명 링크 : 



3. 5월, 태양계 식구들의 모임

5월에는 가족의 달답게 태양계의 식구들도 하늘에서 모임을 갖는다. 물론 진짜 행성들이 만나는건 아니고, 우리가 하늘에서 보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이런 일은 사실 자주있어서 올해에 놓치더라도 수년 이내에 다시 기회가 찾아온다. 그렇지만 우리가 또 몇년씩 기다리기에는 너무 시간이 길다!

스텔라리움 프로그램을 이용해 서울에서 어떻게 보일지 살펴보았다.



5월 28일, 해가 지고나면 목성과 금성이 서쪽 하늘에서 만남을 갖는다. 이 때 떨어진 각도는 불과 1도. 정말 가까이 붙는다. 광해가 적고 눈썰미가 매우 좋은 관측자라면 수성님도 보실 수 있다. (물론 저는...못찾겠더라고요..) 태양이 지고 난 후 이들의 고도가 그리 높지 않을 것 같기 때문에 미리 서쪽의 시야가 트인 곳을 찾아두자. 미리 이런 좋은 관측지에 가있다가 바로 이들의 가족모임에 참가해보자. 가장 밝은 별이 금성, 그다음으로 밝은 별이 목성이다. 수성은 너무 어둡고 작기 때문에 쉽게 보기 어렵다. 


근데 이런 가족모임을 맨눈으로 보기만 하면 재미가 없다. 가족모임엔 항상 기념촬영이 같이 있어야 한다. 가끔 모이는데 사진이라도 남겨야 나중에 두고두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관측지를 섭외할 때 사진에 들어갈 멋진 조형물이나 건물, 나무들을 염두해두자. 어떻게 사진을 찍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글쓴이의 평범한 사진을 보며 '적어도 이것보단 잘찍을 수 있지.' 라고 자신감을 갖길 바란다.



2011년 금성과 목성이 조우할 때 오후 6~7시 사이에 찍은 사진들이다. 대학원생이어서 연구실에 있다가 저녁먹고 바로 나와 찍었다. (장소 :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 광해가 적은 편이 절대 아니다!) 이처럼 다양한 구조물들이나 배경들을 별들과 함께 넣어 자기만의 천체사진을 만들어보자. 잘하면 2014년 천문노트 달력에 들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ㅎㅎㅎ

역시 가장 밝은 별이 금성, 그 옆에 밝은 별이 목성이다.


전문가님들께서는 이런 멋진 기회를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기도 한다. 아래 두장의 사진은 APOD에 소개된 것이며 저작권이 사진가들에게 있음을 밝힌다. 불펌했으나 APOD의 링크를 같이 걸어두니 좀 봐주시길...ㅎㅎ




좌 : http://apod.nasa.gov/apod/ap111229.html, 번역은 여기, Image Credit & Copyright: Stefano De Rosa

4. 8월. 별을 품은 달

8월 12일 달이 처녀자리의 스피카 별을 삼킨다. 물론 달이 지나가면서 우연히 스피카를 가리는 것인데 꽤 보기 드문 현상이다. 그래도 가끔 일어나긴 한다. 8월 12일 오후 6시 22분 즈음 달 왼쪽으로 스피카가 보였다가 사라진 후 7시 6분경에 다시 오른쪽에서 등장한다. 이 현상은 지구 전역에서 볼 수 있는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매리트가 느껴진다. 

하지만 이 시간대를 잘 보면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다는걸 알게 된다. 여름에 오후 6시에는 해가 지지 않았다! 따라서 밝은 낮에 별을 봐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맨눈으로 볼 수는 없다. 쌍안경으로 보일지도 잘 모르겠다. 망원경으로 달을 맞춘 후 추적하면서 보면 꽤 재밌게 볼 수 있겠지만, 장비가 없다면 그림의 떡이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시라. 어떤 천문단체에서 혹시나 이런걸 여러분들께 보여주기 위해 시민들과의 공개관측회를 도심 속 공원에서 할지도 모른다. 미리 천문노트 등의 다양한 천문단체의 사이트를 주시해두었다가 공개관측회를 하는 곳으로 시간맞추어 나가 맞추어진 망원경에 눈을 갖다 대는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좌 : 들어가기 전,    우 : 나온 후 


참고 링크 : 

  • http://asa.usno.navy.mil/SecA/2013/olist13.html (영어, 다른 엄폐현상들도 계산되어 있는 곳.)



5. 11월, 하이브리드 일식

11월 3일에는 하이브리드 일식이 일어난다. 하이브리드 일식이란 개기일식(Total sun eclipse)과 금환일식(Annular sun eclipse)가 같은 날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누가 먼저 일어나는지는 그때마다 다르다. 이런 하이브리드 일식은 매우 희귀해서 기원전 -1999년부터 기원후 3000년까지 5천년동안 569번밖에 일어나지 않는다. 태어나서 이런 일을 보기도 쉽지 않은 것이다. 이번에 일어나는 하이브리드 일식은 금환일식 후에 개기일식(A-T type)의 순서로 일어나는데, 이런 하이브리드 일식은 569번 중 26번밖에 일어나지 않는다! 다음 A-T type의 하이브리드 일식은  2172년에나 일어난다. 세상에!

하지만 이걸 볼 수 있는 곳은 아주 한정되어 있다. 바로 이곳에서만 볼 수 있다.




저기 아프리카에서 배타고 바다로 나가서 대서양 어디께 즈음에 배를 정박시켜야만 볼 수 있다. 돈이 아주아주 많다면 직접 하이브리드 일식을 볼 수 있겠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 NASA 등의 여러 천문연구기관에서 실시간으로 Youtube 등을 통해 생중계해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게다가 전문적인 천체사진가들이 멋진 작품들을 만들어줄 것이다. 그들의 노력으로 얻어진 자료들을 통해 우리는 매우 진귀한 현상을 볼 수 있다.


참고 링크 : 



6. 12월, 크리스마스 선물 아이손 혜성

12월에는 엄청난 대박혜성이 찾아온다. 이름은 아이손 혜성(ISON, C/2012 S1)이다. 2011년 9월에 동유럽 및 러시아 천문학자들에 의해 발견되었다. 발견 당시 밝기는 18.8등성. 이 혜성의 궤도를 예측해본 결과, 태양에 아주 가깝게 붙으며 엄청난 밝기를 보여줄 것이라고 한다. 가장 가까이 붙을 때의 거리는 120만km 인데(11월 28일), 이는 지구-태양 거리의 1/100배나 되는 아주 가까운 거리이다. 이렇게 태양에 가까이 붙을 경우 조석력으로 인해 혜성이 파괴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아이손 혜성은 그럴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운이 없다면 파괴될 수도 있다.)


올해 10월 초에는 맨눈으로 간신히 보일 정도로 밝아진다. 물론 6등성 안쪽으로 들어온다는 것이고, 꼬리는 보이지 않는다. 관심있는 분들은 망원경이나 쌍안경으로 혜성의 모습을 먼발치에서 미리 볼 수도 있다. 하늘에서 사자자리의 레굴루스와 화성 근처를 지나갈 예정이며 안시관측의 멋진 기회가 될 수 있다.


11월에는 태양 근처로 다가간다. 그래서 밝기가 크게 증가하는데, 최대 보름달 정도의 밝기로 밝아질 것이다. 이정도면 낮에도 보일 수 있다. 가장 가까운 날은 11월 28일이며 태양으로부터 약 4.4도 떨어져 있을 것이다. 이렇게 밝은 아이손 혜성이지만 근일점(태양에 가장 가까운 점)의 혜성이 태양빛에 의해 가려져 쉽게 보기는 어렵다. 11월 말에는 처녀자리의 스피카와 토성 근처를 지나간다. 


12월은 아이손 혜성을 관측하기 가장 좋은 달이다. 물론 근일점에서 멀어지기 시작하면서 밝기는 차츰 어두워지기 시작하지만 멋지고 긴 꼬리가 하늘을 드리우게 되어 더욱 환상적인 광경이 펼쳐진다. 12월에는 초저녁 혹은 새벽에 관측이 가능한데 날짜를 잘 보고 관측을 나가도록 하자. 어두워져도 금성 정도로 아주 밝게 빛나기 떄문에 시야가 확보된 관측지에서 아주 쉽게 혜성을 만날 수 있다.


2014년 1월 8일에는 혜성이 북극성 근처를 지나간다. 북극성으로부터 불과 2도 떨어진 곳에서 만날 수 있다. 멋진 혜성의 모습을 기대하지는 마시라. 하지만 아마추어 관측가들에겐 꽤 흥미로운 관측이 될지도 모른다.


아래는 혜성의 모습을 예측한 그림이다.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시뮬레이션 된건 아니며, 참고용으로 보시길 바란다. 저작권은 www.eagleseye.me.uk 에 있다.




2013년 12월 10일 아침 5시에 본 모습. 우리나라에서 보는 모습은 조금 다를 수 있지만 비슷하다.



2013년 12월 18일 오후 4시에 본 모습. 우리나라에서 보는 모습은 조금 다를 수 있지만 비슷하다.



미리 좋은 관측지 몇 곳을 찾아두고 혜성이 멋지게 하늘에 떠있을 때 카메라에 모습을 담아보자. 2011년 Lovejoy 혜성의 모습을 찍은 멋진 사진들을 소개한다. 



2011년 Lovejoy 혜성이 호주 Perth의 Mandurah강 어귀에 비치고 있다. Image Credit: Colin Legg.




칠레의 Paranal 천문대와 함께 Lovejoy혜성이 있다. 번역은 여기. Image Credit & Copyright: Guillaume Blanchard


참고 링크들 



기타 관련 기사들


마치며
2013년에는 평범한 천문현상들부터 우연히 찾아오는 진귀한 천문현상까지 푸짐한 볼거리들이 준비되어 있다. 관심을 가지고 천문노트나 다른 천문단체 사이트를 자주 방문하여 모임이나 강좌글들을 봐두자. 이번에 찾아오는 혜성들은 모두 주기혜성이 아니므로 이번이 아니면 평생 볼 수 없다. 천문현상이 있는 날에는 미리 시간을 내어 카메라에 천문현상들을 담아보자. 특히 혜성같은 경우에는 1~2주동안 볼 수 있어 꼭 시간을 내어 보시길 추천한다. 혼자 보는 것보다 사랑하는 연인, 가족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가까운 근교나 별이 잘보이는 시골로 여행을 가보자. 별을 보는 것은 단지 '관측'이라는 과학활동을 넘어 사람들과 잊지못할 아름답고 즐거운 추억을 만드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모두 2013년 한 해동안 모두 혜성처럼 밝고 아름답게 빛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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